5년8개월 만의 장외집회, 대구 이어 주말 서울 예고…입법견제 '필버' 카드도 '부산→대구→대전→서울' 잇단 여론몰이…장외투쟁 당내 반대 의견도
(경산=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2일 경북 경산시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소기업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9.22 psik@yna.co.kr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장외집회와 원내투쟁을 병행하며 대여(對與)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밖으로는 장외집회를 통해 여권의 '실정·독주' 프레임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원내에서는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모든 법안에 적용하는 '극약 처방'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도부의 메시지 창구인 최고위원회의도 현장에서 열어 대국민 여론전도 한층 강화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경북 경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을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동대구역에서 당 추산 7만명이 모인 장외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연이틀 '보수의 심장' TK에서 여론전에 집중한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의 배임죄 폐지 추진을 거론하며 "지나가는 강아지도 알 듯 대장동·백현동 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 이재명에게 무죄, 면소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길을 터주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이 전날 페이스북에서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적은 것을 두고 "한미 관세협상이 파탄 직전으로 가는 상황에서 이재명과 민주당 정권이 반미 감정을 선동해 모든 책임을 미루려고 하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등 한번 기대지 못한 채 각 잡고 있던 이등병 외교를 하고 돌아와서는 미국 따위는 없어도 괜찮다 큰소리치는 이재명의 모습이 굴종 외교"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오는 24∼25일 대전을 찾아 지역 현안을 점검하고 역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다.
지난 14∼15일 당 지도부가 부산을 찾은 것까지 포함하면 보수 강세 지역인 영남을 시작으로 중원인 충청권에서 민심을 겨냥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주말에는 서울에서도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원내에서는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 카드를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쟁점 법안뿐 아니라 모든 법안을 대상으로 하는 전면 필리버스터 여부를 논의한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1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국민의힘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9.21 psik@yna.co.kr
이를 통해 거대 여당의 '입법 폭주'를 부각하고 해당 이슈를 내달 추석 연휴까지 끌고 가 추석 차례상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필리버스터가 장기화할 경우 본회의 사회를 맡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24시간마다 필리버스터 중단 표결을 위해 본회의장에 모여야 하는 범여권 의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외투쟁을 두고는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김대식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국회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죽했으면 5년 만에 다시 이렇게 대구를 찾았겠느냐"며 "단순한 집회가 아니라 민주당의 폭주를 멈추라는 국민의 준엄한 외침"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장외투쟁과 관련해 "중도층 마음을 돌리는 데 장외투쟁은 거의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집회에) 안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하 의원도 채널A에 출연해 "당이 국민 여론에 얼마나 가까이 가고 있는지에 대한 과정 없이 너무 일찍 장외투쟁에 나선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