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배 탈 수 없나요?”
“이미 마감했습니다. 오후 7시30분 배만 탈 수 있습니다.”
22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잠실 한강버스 선착장. 이날 선착장은 인파가 드물었지만, 배편은 이미 매진이었다. 현장 직원들은 배를 탈 수 있는 대기표를 받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체념하고 돌아섰지만 일부 사람들은 “배를 왜 이리 적게 운행하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탑승 게이트 사이에 있는 운항정보 게시판에는 ‘18:00분 운항편 모두 마감됐습니다’라고 적힌 인쇄물이 붙었다. 현장에 나와있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보통 2시간 이전에 와야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직장인 송모(34)씨도 한강버스를 타기 위해 오후에 휴가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서초구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데 반차를 내고 잠실까지 왔다”며 “새로운 것을 체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 출퇴근 교통으로서 효율성은 여전히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강버스 선상에서 만난 정모(61)씨는 “직장을 은퇴한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도 퇴근 수단으로서도 무리가 있다”며 “오늘 역시 배를 타려면 출발 두 시간 전에 와서 대기표를 받아야 하고, 선착장과 지하철역 간 거리까지 고려하면 실제 소요시간도 길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문모(28)씨도 “아직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기에는 무리라고 본다”며 “노선이 적고 증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뚝섬 선착장에서 타는 승객들도 잠실과 마찬가지로 가족 단위가 많았고, 인근에 대학이 있어서인지 대학생도 눈에 띄었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한 감성 측면에선 호평이 많았다. 선실 밖에서 접할 수 있는 한강변 야경 때문이다.
석양이 지는 한강과 공원 정경, 강변을 따라 늘어선 마천루들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멀리 보이는 N서울타워도 산 위에서 도시의 윤곽을 그렸다. 시민들은 별도로 챙긴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한강변 풍경을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옥수선착장에 하선한 구모(44)씨는 “옥수역에서 구의역까지 지하철로 오려면 환승을 해야 한다”며 “구의에서 옥수까지 서울의 멋진 풍경을 보면서 한 번에 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중 교통으로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