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태풍 라가사가 대만과 필리핀을 통과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두 자릿수 인명 피해가 보고됐다.
24일(현지시간) 대만중앙통신·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제18호 태풍 라가사 여파로 화롄현의 호수가 범람하면서 이날 오후 4시 기준 1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종자 수는 당초 10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지만, 수색·구조작업을 거치면서 17명으로 줄어들었다.
라가사가 대만과 필리핀 사이를 관통하면서 필리핀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AP통신은 필리핀 북부에서 최소 10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 22일 카가얀주에서 어선이 풍랑에 뒤집히면서 7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풍이 중국 남부 해안을 향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이 지역들도 긴장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양장시의 하이링섬에서는 라가사 여파로 이날 오후 5시께 해안가를 따라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태풍 중심부에서는 최대 시속 144km의 바람이 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광둥성 전역에서 100만명 넘는 인원이 대피했고 12개 도시의 학교와 공장이 문을 닫고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광둥성 일대 마트와 슈퍼마켓들이 사재기로 인해 텅 빈 모습들이 공유됐다.
홍콩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한때 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사실상 도시가 폐쇄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는 지난 22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홍콩 기상청은 이날 오전 2시 40분을 기해 최고 수준 단계인 '태풍 경보 10호'를 발령했으며, 올해 들어 남중국해와 북서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열대 저기압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홍콩 기상청이 1950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남중국해에서 2번째로 강한 태풍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라가사의 중심부 풍속은 한때 최대 시속 220㎞에 도달했다. 시속 약 22㎞로 서쪽 또는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다.
홍콩에서는 전날 오후 3시 24분께 차이완 해안가 방파제에서 파도를 구경하던 일가족 3명이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어머니와 5세 아들은 위독한 상태이며 이들을 구하러 바다에 들어갔던 아버지도 치료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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