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UN)을 압박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중국 대표로 유엔총회에 참석한 리창 총리는 '유엔의 권위'를 지키겠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인 입장을 밝혔다.
2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지난 80년 동안 유엔은 평화·안전 수호와 경제·사회 발전 촉진, 인권 보장을 위해 대체 불가능한 중요 역할을 해왔다"며 "중국은 지금까지처럼 유엔의 지위와 권위를 굳게 수호하고 각국이 유엔 플랫폼을 이용해 대화·협력을 강화하도록 힘 있게 행동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유엔의 이런 '화기애애'한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 연설 때 에스컬레이터와 자막(프롬프터) 장치가 고장 나고 연설 음향이 끊어진 것 등을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라고 문제 삼으면서 유엔을 비난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리 총리는 같은 날 세계적 부호이자 자선재단 게이츠재단을 이끄는 빌 게이츠 이사장(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를 만나 미중 협력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리 총리는 "현재 글로벌 도전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중국과 미국은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하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화·개선해 세계의 안정·발전·번영을 함께 촉진해야 한다"며 "게이츠재단이 자기 역할을 발휘해 중미 교류·협력이 부단히 심화하고 더 많은 실무적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미중 관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며 "재단과 나는 양국이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응하도록 적극적 노력을 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게이츠 이사장은 "중국이 최근 과학·기술 혁신과 인공지능(AI), 의료·보건, 빈곤 감소 등 분야에서 거둔 성취는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면서 "재단은 대(對)중국 관계를 강화해 글로벌 건강 영역,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더 많은 실질적 협력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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