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은 한 세기 전만 해도 귀한 존재였다. 11세기 아라비아 의학자 이븐시나는 “설탕이야말로 만병통치약”이라고 했고, 12세기 비잔틴제국 황실 의사는 설탕에 절인 장미꽃잎을 해열제로 처방했다. 조선 후기 음식 문헌인 ‘규합총서’에는 과일 화채나 후식에 현재의 설탕인 ‘사탕’(砂糖)을 넣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설탕은 중국에서 들어온 값비싼 수입품으로, 궁중 연회나 상류층 가정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1960∼70년대까지 설탕은 명절·집들이 선물의 단골 품목이었다.
하지만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국민 건강의 적으로 여겨졌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호모데우스’에서 “2012년 전 세계 사망자 수 5600만명 가운데 62만명이 폭력으로 죽은 반면 80만명은 자살했고 150만명은 당뇨병으로 죽었다”며 “설탕은 화약보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과다사용세’(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이래 영국, 프랑스 등 120여개 국가에서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설탕세 도입 후 첨가당 음료 판매량이 33% 줄고, 당 함량도 46% 감소했다. 2015년 미국에서 처음 설탕세를 도입한 버클리시에선 탄산음료 판매가 10%가량 줄고 생수가 더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