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중단됐던 우편 서비스가 일부 복구됐지만, 불편은 이어지고 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사돈에게 먹거리를 보내려고 29일 춘천우체국을 찾았다는 이모(69)씨는 신선식품은 택배 접수가 안 된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불편은 곳곳에서 이어졌다. 한 시민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배송용 상자를 사려고 했으나 결제가 되지 않았다. 우체국 직원은 이들에게 현금을 내거나 계좌이체를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공직자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장애재활급여 지급 시스템이 멈추면서 담당부서 공무원들은 수급 대상자들에게 일일이 계좌로 급여를 보내고 있다. 평소라면 클릭 몇 번으로 끝날 일이지만 지금은 업무가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화재로 강원도에서 운영 중인 115개 전산시스템 가운데 36개가 중단되거나 일부 기능이 제약을 받고 있다. 이 중 28개는 수기 등 대체 절차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8개는 중앙정부 복구가 완료돼야 정상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도는 직접 방문 접수, 수기 처리, 처리기한 연장, 대체 절차 등을 통해 불편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도는 화재가 발생한 이달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정보시스템과 통신 시설을 전수 점검했다. 다음 날에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부서별 중앙시스템 연계 현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정부가 긴급히 복구를 서두르고 있다. 도는 실시간으로 도청 누리집에서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 전산실과 장비는 이번 화재 원인이 된 리튬 배터리에서 완전히 분리돼 있다. 전산 자료도 실시간 백업 체계를 통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