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된 뒤 귀국 대신 현지 잔류를 선택한 한국 국적자가 석방 후 첫 심경을 밝혔다.
30대 한국인 이모씨는 28일 언론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제가 석방될 때까지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다”며 “특히 도와주신 영사관과 변호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아직 (이민법원) 재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 ICE 등은 조지아주 엘러벨에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기습 단속해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00여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 및 구금했다. 구금된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은 자진 출국 형태로 지난 11일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이씨는 당시 체포됐던 한국인 가운데 유일하게 귀국 대신 미국 잔류 및 후속 법적 절차를 택했다.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구치소에 머물던 그는 수감 기간 주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영사 면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했으며, 로펌 ‘넬슨 멀린스’ 측은 이씨의 보석 석방 허가를 받아냈다. 지난 25일 이민법원의 보석 허가 후 즉시 보석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국의 행정적 문제로 하루가 지난 26일 석방됐다. 이씨는 석방 당시 구치소 정문에서 가족과 회사 관계자의 마중을 받았으며, 회사 관계자가 한인 식당에서 마련한 두부를 먹으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관계자는 “모든 한국인을 떠나보내고 홀로 남기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씨가 씩씩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수감 기간 가족과 주변인을 안심시키며 잘 견뎌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석 석방된 상태에서 이민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현지 관계자는 “이씨는 체포 당시 가족 이민을 통해 영주권 신청을 진행 중이었으며, 체포 당시에도 이민국으로부터 ‘노동 허가증’을 받아 합법적으로 일하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점이 이씨 보석 허가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지아주 공장 대규모 구금사태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은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한 워킹그룹을 공식 출범, 30일 워싱턴에서 첫 회의를 가진다. 대규모 구금사태 이후 약 26일 만이다.
워킹그룹에는 한국 외교부와 미 국무부가 주무 부처로 참여한다. 미국 측에서는 국토안보부와 상무부 등 관련 부처도 함께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워킹그룹에서 우선 단기 상용(B1) 비자의 업무 허용 범위를 명확히 해 실무상 적용을 유연화하는 방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주한미국대사관 내에 대미 투자 관련 한국 기업인을 전담하는 비자 데스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