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윤석열 정부 때에 비해 크게 간소화한 모습이었다.
최근 2년 연속 서울 도심에서 진행됐던 시가행진은 올해 생략됐고, 참가 병력과 장비 규모, 투입 예산도 작년보다 확연히 줄었다.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정부의 안보관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행사로 평가되는데, 군사력을 강조했던 지난 정부와 차별화하고 남북 간 긴장완화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추진하는 현 정부의 국정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국민들의 시가행진 등 관련 행사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통상 5년에 한 번씩 열리며, 문재인 정부 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년 연속 시가행진은 전두환 정권 때 이후 40년 만이었다.
기획단 관계자는 "시가행진은 5년 주기로 정부별로 한 번 정도 했고 작년이 특이한 경우였다"며 "시가행진은 행사 기획 단계부터 배제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강국'이란 슬로건 아래 국군 장병과 민간이 함께하는 민군 통합 태권도 시범 행사, 합동 전통악 공연이 진행됐다.
주요 부대 열병식에 이어 회전익·고정익 편대비행,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고난도 기동 비행을 선보였고, 지상에선 K9 자주포와 K2 전차 등 국군 주요 무기체계가 전시됐다.
기념식에선 해병대 '채상병 사건' 당시 상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온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헌법적 가치 수호 유공으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고, 강병국 육군 상사도 헌법적 가치 수호 유공으로 보국포장을 받았다.
김경철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소장)은 국가안전보장 유공으로 보국훈장 천수장을, 공군사관학교 첫 여생도 출신인 박지원 공군본부 정책실 정책관리과장(대령)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육군 제6보병사단과 해군 잠수함사령부, 공군 방공관제사령부, 해병대사령부는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았다.
올해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총지휘하는 제병지휘관은 비육사 출신인 최장식 육군 소장이 맡았다.
최 소장은 학군 30기 출신으로, 비육사 출신 장성이 제병지휘관을 맡은 것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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