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절을 가리지 않고 가장 인기 있는 음료 중 하나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그러나 시원함을 더해주는 얼음과 남은 커피를 대하는 습관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얼음의 위생 관리와 커피 보관 습관이 식중독과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얼음 속에 살아남는 바이러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얼음을 씹는 습관, 무심코 이어가다가는 식중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에 따르면 식중독의 대표 원인인 노로바이러스는 얼음 속에서 장기간 생존한다.
얼음 속 노로바이러스 생존율은 3일 후 약 99%, 17일 후 45%에 달한다. 노로바이러스는 극소량으로도 감염을 일으켜 구토, 설사, 탈수를 유발한다.
여기에 얼음 틀을 씻지 않고 재사용할 경우 리스테리아균 증식 가능성도 높아진다. 리스테리아균은 뇌수막염, 패혈증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겪어본 경험, 바로 오전에 사온 아메리카노가 오후까지 남아 있는 경우다. 버리기 아까워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시 꺼내 마시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아메리카노는 상대적으로 변질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원두 추출 과정에서 뜨거운 물로 살균돼 초기 오염도가 낮다. 아메리카노는 단백질·지방·탄수화물이 거의 없어 부패·산패·변패 위험이 덜한 편이다. pH 4.8~6 수준의 산성 환경은 세균 번식을 억제한다.
입을 대지 않은 커피라면 상온에서 최대 5일, 냉장 보관 시 1주일까지 보관 가능하다.
◆“입 대면 ‘24시간 내’ 마셔야”
문제는 입을 댄 경우다. 침 속 세균이 옮겨가면서 변질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뚜껑을 열어둔 경우에도 공기 중 곰팡이 포자가 내려앉을 수 있다. 곰팡이가 눈에 보일 정도로 증식하는 데는 5일이 걸리지만, 보이지 않는 동안에도 이미 세균은 자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댄 커피는 24시간 내 반드시 마시고, 하루가 지났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하게 마시려면 △얼음 위생 관리 △남은 커피 보관시 유의 △냉장 보관 권장 △빨대 사용 주의 등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커피 자체는 변질이 더딘 편이지만, 사람의 침이나 오염된 얼음이 섞이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며 “세균 증식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아직 괜찮겠지’라는 생각 대신 위생적인 습관을 들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