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 평화 구상'의 1단계에 합의하면서 2년간 이어진 가자 전쟁 종식을 향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우리의 평화 계획 1단계에 모두 동의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알린다"고 밝혔다.
자신이 지난달 29일 20개 항목을 담아 제시한 '가자 평화 구상'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단 1단계 조건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1단계의 핵심은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수감자 맞교환이다.
하마스가 물러난 가자지구의 통치는 팔레스타인의 기술관료들이 주도하는 과도정부가 맡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참여하는 '평화이사회'의 감독하에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가자지구를 임시로 관리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통제할 자격을 갖출 때까지 임시적인 재건 및 관리의 역할을 맡는다.
이스라엘군의 철수는 가자지구 비무장화와 연계된 합의된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합병하지 않고 이스라엘군은 점진적으로 국제안정화군에 점령지를 인계한다.
1단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2단계 합의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가자지구 통치 배제를 원하지만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없이는 무장 해제도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스라엘이 병력을 완충 지대까지만 물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완전한 군 병력 철수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가자 평화 구상' 19번째 항목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개혁과 가자지구 재건이 충실히 이행된다는 조건 아래 '팔레스타인 자결과 국가 지위로 가는 신뢰할 만한 경로'를 마련한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평화 구상에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명확한 시한이나 보장이 없어서 하마스가 반발할 수 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에 이와 관련한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양측이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완전한 휴전 이행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며 "합의된 내용을 미루거나 회피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협상 과정의 난항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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