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 고지 올라선 코스피, 10월 상승세 이어가나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연휴 직전 3500고지에 올라선 코스피가 10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주도 랠리와 경기 회복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과 미국 경제지표 등이 단기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등 여파로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면서 국제 금값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4000달러를 넘겼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고공 행진’ 코스피, 고환율·미국 관세 변수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는 9월1일부터 30일까지 26.8%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9.0%)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6만7600원에서 8만3900원으로 24.1%, SK하이닉스는 25만6000원에서 34만7500원으로 35.7% 뛰었다. 분기별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장주의 상승에 힘입어 331조원이 늘었다. 

 

수출 지표와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101.4로 2년 만에 다시 기준선(100)을 웃돌았다. 반도체 업종 지수가 145.8로 가장 높았고, 무선통신기기·가전 등 IT 품목도 개선세를 보였다. 경기선행지수 역시 3개월 연속 상승하며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는 명절 직전인 2일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뚫고 3549.21에 마감했다.

 

9월 랠리를 이끌었던 반도체 업종이 10월 들어선 숨 고르기에 들어갈 거란 예측도 나온다. 지난달까지 이어진 미국발 기술주 훈풍과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환율과 관세, 미국 지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단기 조정과 반등이 교차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달러 지수 하락 폭보다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9월 한 달간 달러 지수가 0.4% 움직이는 동안 원·달러 환율은 1.4%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신규 관세 부과는 수출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에 공장이 없는 한국산 의약품에는 100% 관세가, 가구류와 차량 부품에는 25∼50% 관세가 적용된다. 국내 정책 요인도 변수로 남았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최근 투자자의 배당소득에 대한 세율을 인하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정기예금의 30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내 대형주 200개 종목의 주가 흐름을 반영하는 ‘KODEX 200’은 3만1305원에서 4만8135원으로 53.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평균 1.61%)를 3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외벽에 부착된 골드바 사진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국제 금값 4000달러 안착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070.5달러로, 전장보다 1.7% 올랐다. 종가 기준 전날 사상 처음 4000달러를 넘긴 가운데 이날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도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1시45분 기준 전장보다 1.7% 오른 온스당 4050.2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금 가격은 지난해 24% 상승한 데 이어 올해 54%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값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값도 급등세다. 은 현물도 이날 장중 온스당 49.57달러까지 올랐는데, 이는 2011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사상 최고치다. 은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 71% 급등했다.

사진=AP연합뉴스

‘디지털 금’이라 불리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는 다소 주춤한 흐름이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은 아니지만, 대체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일 12만6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이날 12만2000달러 선에서 오르내렸다. 고점 경신 후 차익 실현을 위한 주문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7%가량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금·은 등 귀금속과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2주째로 접어든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투자자금이 안전한 피난처로 몰리는 흐름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의 재정적자 지속,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 가중도 안전자산 가격 상승 랠리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 주요 국가들의 부채 증가에 따른 재정적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한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 전경. 연합뉴스

◆상반기 중기대출 기준미달 은행 제재금 2.5조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1∼6월 중소기업 대출 비율을 지키지 못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12곳에 부과한 제재 금액은 2조485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금융기관 여신운용규정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원화 금융자금 대출 증가액의 50% 이상을 중소기업자에게 지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개별 은행이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한은은 이들이 매달 한은으로부터 차입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배정 한도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제재한다.

 

제재 금액은 2년째 월평균 4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는 4776억원, 올해 상반기는 4143억원 수준이다. 한은은 서울 등 주요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대출이 늘고, 금융권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자본 비율 관리가 강화된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추 의원은 “은행들이 중기대출 비율을 지키지 않아 수천억원의 제재를 받는다는 것은 금융이 민생과 동떨어져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금융당국은 단순한 제재에 머물지 말고, 은행이 자발적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은행들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중소기업 대출 취급액을 늘리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71조87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662조2290억원)보다 8조8587억원 증가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