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아시아를 방문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방안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경주에서 열리는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 “조짐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CNN은 1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아시아를 방문할 때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에이펙 회의 개막을 앞두고 이달 말 경주를 포함해 일본 도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해진 일정을 소화한 뒤 김 위원장을 판문점 등에서 만난다면 이달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도착해 30일까지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CNN은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경호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두 차례 한국을 찾았을 때도 판문점 지역은 답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강 대사도 지난 17일 미국 뉴욕 주유엔한국대표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 미주지역 재외공관 국정감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펙을 계기로 방한해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런 조짐은 없는 상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고, 북한으로서도 그런 조짐을 보였지만 에이펙을 계기로 무엇인가 이뤄질 거라는 조짐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항상 열어놓고 동향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에이펙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펙에 오는데, 이 대통령과의 회담이 이뤄지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조율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무역 합의는 결국 정상 간 이뤄지는 것 아닌가’라는 질의엔 “모든 주요 외교 현안은 정상 차원의 의지에 따라서 정해지는 것이고, 정상 차원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