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E1 인천기지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는 부적합한 자재 사용과 부실 시공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받은 관련 사고 조사서를 보면, 총 1시간30분 동안 22.8t 규모의 LP가스가 새 나갔다.
당시 8월 6일 낮 12시28분쯤 선박에서 육상 저장탱크로 LP가스를 옮기는 작업 중이었고, E1 상황실이 누출을 감지·신고한 것은 19분 후인 낮 12시47분으로 확인됐다. 주변에 점화원이 있었다면 대형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핵심 원인은 배관을 서로 연결하는 가스켓(Gasket)으로 파악됐다. 수도관의 고무 패킹처럼, 배관 사이에서 가스가 새지 않도록 막아줘 밀봉한다. 조사 결과, 현장에 사용된 가스켓은 최대 5MPa(메가파스칼) 압력까지만 견딜 수 있는 테프론 소재였다. 그런데 당일 7.18MPa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다.
처음부터 사용해서는 안 될 부적합한 자재를 쓴 것이라고 허 의원은 판단했다. 아울러 가스켓은 배관 중심에 맞춰지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친 채 설치된 흔적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 시공도 엉터리였던 셈이다.
가스켓에 압력이 불균등하게 집중되자, 과도한 압력을 견디지 못한 가스켓이 변형·파열되면서 대량의 가스가 쏟아져 나왔다. E1 측은 사고 직후에 문제의 가스켓을 기존보다 8배 이상 강한 금속 재질로 교체했다.
허 의원은 “E1 인천기지 주변에는 가스공사, 인천환경공단 소각시설, 인천신항 등 위험시설이 밀집해 있어 안전사고의 특단 대책이 절실한 곳”이라며 “민간의 안전관리만으로는 한계가 드러난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