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보테가 베네타, 발렌시아가 등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이 최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자사 뷰티 사업을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매각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거래로 로레알은 케링의 향수 브랜드 ‘크리드’를 인수하고, 50년간의 독점 라이선스에 따라 케링의 보테가 베네타와 발렌시아가 브랜드로 뷰티 제품을 개발할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로이터는 이번 뷰티 사업 매각이 순부채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6월말 기준 케링의 순부채는 95억유로(약 15조7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실적도 부진하다. 케링은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올 상반기 순이익이 4억7400만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했다고 밝혔다.
간판 브랜드인 구찌의 실적 부진이 결정타였다. 지난 7월 실적에서 구찌의 매출은 전년 대비 26% 떨어진 30억유로에 그쳤다.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 감소가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뷰티 사업 매각은 루카 데 메오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첫 전략적 행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메오는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의 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경영자로 지난달 케링의 ‘구원 투수’로 영입돼 CEO로 공식 취임했다.
메오 CEO는 이날 성명에서 “뷰티 분야 글로벌 리더와 손잡고, 주요 브랜드의 향수와 화장품 개발을 가속화해 해당 부문에서 규모를 확대하고 장기적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