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생에서 아주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 경험 하나하나를 귀하게 여기는 배우. ‘요즘 친구들’ 특유의 생기가 있는데, 동시에 뭔지 모를 예의와 절도가 있다.”
영화 출연 경력이 전무한 서수빈(24·사진)을 ‘세계의 주인’의 주연으로 캐스팅한 윤가은 감독은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영화 속 ‘주인’과 배우 서수빈 사에에는 짜인 듯한 인연이 있었다. 극 중 ‘주인’은 태권도 하는 소녀. 서수빈 역시 초등학생 때부터 약 10년간 태권도를 수련했고, 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범’ 아르바이트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무대 위는 낯선 공간이 아니었다. 춤, 악기 등 다양한 예술을 접했고, 댄스 동아리를 만들어 대회에 나가 상을 받기도 했다. 아이돌 연습생으로 서울과 울산을 오가던 시절도 있었지만, ‘내 길은 아니다 싶어’ 1년도 되지 않아 그만뒀다.
“그 세계의 친구들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거울 앞에 서면 저는 팀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일동 폭소) 처음엔 제가 아이돌의 꿈이 실패해서 배우로 전향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 노래하고 춤춘 경험도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실에서 춤추는 ‘주인’ 같은 역할도 할 수 있었잖아요.”
윤 감독 외에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좋아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윤 감독의 추천으로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를 몰아 봤다고. “정말 좋더라고요. 사람 사는 이야기요.”
이제 막 첫발을 뗀 그,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도 명확하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나 ‘백엔의 사랑’처럼, 땀 냄새나는 스포츠 캐릭터요. 몸을 쓰는 연기를 정말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