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인근 상공에 공군 B-1 폭격기를 띄워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와 비행 추적 자료에 따르면 이날 B-1 랜서 폭격기 2대가 텍사스주 다이이스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베네수엘라 근처까지 비행했다. 폭격기는 국제 공역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B-1은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약 34t의 폭탄을 탑재해 다른 미국 폭격기보다 화력이 세다. 또 해상 감시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9월 초 이후 카리브해에서 고속정과 잠수정을 대상으로 최소 9회의 공격을 단행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카리브해가 아닌 동태평양에서도 선박 2척을 공격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에서 곧 지상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다음 목표로 지상 타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나라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사람들을 그냥 죽일 것"이라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대한 불법성 논란이 있지만 미군 병력은 베네수엘라 근처에 대규모로 집결해 추가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 일부에서는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작전에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여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 권한을 제한하려는 시도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 공격을 위해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묻자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그 답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남미 군사작전의 명분을 마약밀수 단속으로 내세우지만 미국 안팎에서는 실제 목적이 특정국 정권교체나 길들이기에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노린다고 비난하며 해안에 병력을 배치해 잠재적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법 마약 수장'이라고 비난받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도 미군이 국제법을 위반하며 살인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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