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韓美,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주요 쟁점 여전히 교착”

한미 양국 동맹 현대화에 “가시적인 진전”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양국이 모든 주요 세부 사항에서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뉴시스

 

이 대통령은 27일 공개된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투자 방식, 규모, 일정, 그리고 손실 분담과 이익 배분 방식 등 모든 것이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물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할 것이나, 한국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한국이 오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까지 무역 협정을 최종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의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지만 일본은 지난달 워싱턴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15% 관세 혜택을 받는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한국도 EU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한 방식을 참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논의는 진행 중이며, 의견 차이가 있지만 (협상의) 지연이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친구이므로,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이것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미국 이민 당국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단속으로 인한 한국인 구금 사태를 두고는 “양국의 비자 제도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시일 내에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근로자들에게도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겼으며 일부 근로자들은 귀국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이들의 안전과 합리적 대우를 보장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크게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등 안보 문제를 두고는 한미 양국이 진행 중인 동맹 현대화 협상에 대해 “가시적인 진전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주한미군의 운명에 대한 결정을 우리가 내릴 수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3%에서 3.5%로 확대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미국의 요구보다는 독립적인 국방 보장에 대한 정부의 기본 입장과 더 관련이 있다”며 “외부 요인과 관계없이 한국이 북측을 억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6년 만에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과 관련, 한국의 처지를 “두 개의 맷돌 사이에 낀 나라”로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질서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러한 양자 회담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존하며 충분히 상호 이익이 되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