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충돌 당시 자신이 휴전을 끌어냈다고 29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자신이 두 나라 정상에게 전화해 관세로 압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에서 “파키스탄과 전쟁을 하는 한 당신과 무역협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에도 비슷한 전화를 했다면서 “양측 모두 ‘우리가 싸우게 내버려 두라’고 반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에 25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틀 뒤 그들이 전화해서 ‘이해했다’고 하더니 교전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무역을 지렛대 삼아 휴전을 중재했다고 밝혔지만, 인도 정부는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반발해왔다.
지난 6월 인도 정부는 성명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가 과거에도 제삼자 중재를 받아들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한때 가까웠던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문제를 들어 지난 8월부터 인도에 총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지난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에 대해 언급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이 블룸버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