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일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단하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의혹에 연루된 민간업자들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배임 혐의 기소가 조작임이 밝혀졌다는 주장을 앞세워 그동안 당 의원들의 개별 의견으로 개진됐던 재판중지법을 당 차원으로 본격 추진하려는 태세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부터 민주당은 재판중지법을 '국정안정법', '국정보호법', '헌법 84조 수호법'으로 호칭하겠다"며 "국정안정법(재판중지법) 논의가 지도부 차원으로 끌어올려질 가능성과, 이달 말 정기국회 내에 처리될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는 이 대통령에 대한 5대 재판을 재개하라는 국민의힘 주장에 따라 민주당 의원 개인 차원으로 국정안정법 처리 주장이 방어적으로 자연스럽게 분출됐다"며 "그러나 대장동 일당의 재판에서 법원이 이 대통령 배임죄 기소와 관련해 무리한 조작 기소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지도부 차원의 현실적 문제가 된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에 대한 5대 재판을 개시하라고 군불을 때니 민주당이 끓지 않을 수 없다"며 "이미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기다리고 있는 법 왜곡죄와 국정안정법을 최우선으로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원론적 입장이지만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배임죄 기소 재판을 삭제하기 위해 이 법 처리에 나섰다는 비난을 당장 중지하기 바란다"며 "배임죄 폐지는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지난 9월 이 대통령과 양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도 배임죄 제도 개선에 공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지금 와서 민주당이 이 대통령 배임 기소를 삭제하려 배임죄 폐지를 추진한다고 공격하면 장동혁 대표를 곤혹스럽게 하는 자가당착이 된다"며 "장 대표는 그렇게 열정적으로 정청래 대표, 대통령과 함께 배임죄 제도 개선에 대해 말씀하셨던 기억을 잊으셨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정안정법과 법을 잘못 적용·해석한 검사·판사 처벌을 규정하는 법 왜곡죄 처리 일정과 관련,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다"며 "겸임 상임위까지 국감이 끝난 뒤 이달 중·하순 경에 공론화가 집중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당 주도로 지난 5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한 뒤 6월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당시 본회의 직전 처리를 연기한 바 있다.
이 대통령 방탄 입법 논란이 제기되자 일부 속도 조절을 했던 것이나, 최근 국정감사 기간 사법부에서 이 대통령 재판을 재개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당내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져왔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재판중지법은 (6월에) 이 대통령이 취임하며 보류된 측면이 있다"며 "법원이 이 대통령 재판을 중지하는 기조만 확보하고 있으면 재판중지법을 할 이유가 없는데, 국감에서 봤듯이 국민의힘에서 계속 재판을 재개하라고 정치공세를 하고 고등법원장은 유보적 답변을 하며 법안 발의 의원들 중심으로 추진 의견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당론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재판중지법 주장은 국민의힘과 법원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그쪽의 태도 변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