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부동산 내로남불’이 점입가경이다. 이 원장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 두 채뿐 아니라 2000년대 서울 중구·관악구·성동구 등에서 법원 경매로 토지와 상가를 매입해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수집가’(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자신은 부동산 쇼핑으로 부를 축적해놓고 이제 와서 고강도 대출규제로 집값을 잡겠다고 하니 영(令)이 서겠나. 이래서는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를 끝내겠다’는 이재명정부의 공언은 빈말에 그칠 게 뻔하다.
이 원장 부부의 부동산 재테크 수법은 전문가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다. 2009년 법원 경매로 9200만원에 낙찰받은 관악구 봉천동 202.4㎡(61평)짜리 땅은 현재 주택가 도로로 활용되고 있는데 현재 가치가 매입가의 26배인 약 24억28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이 또 경매로 매입한 서울 중구 오피스텔 상가와 성동구 금호동 아파트 상가도 시세가 3배 이상 뛰거나 증여된 의혹이 불거졌다. 경매로 헐값에 사들인 뒤 재개발과 보상 등으로 시세 차익을 챙기는 투기 수법이 반복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2년 4개월 전 이 원장은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 재건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동대표 선거까지 출마했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