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 2025년 누적 경상수지 사상 최대 기록

9월까지 827.7억弗 흑자

9월 134.7억弗… 월간 기준 역대 2위
29개월째 흑자… 역대 2번째 긴 기간
선박·승용차 등 실적 견조한 상승세
美 수출 타격 불구 EU·동남아 호조
韓銀 전망 年 1100억弗 돌파 기대감

글로벌IB, 韓 성장률 잇단 상향 조정
평균 1.9%서 JP모건 등 2.2%로 올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2015년 이후 10년 만이며, 9월 흑자 규모는 월간 기준 역대 2위다. 2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수출 호황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달러(약 19조4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91억5000만달러), 작년 9월(112억9000만달러)보다 각 43억2000만달러, 21억8000만달러 늘었다.

이는 역대 9월 기록 중 최대 규모이며 전체 월별로는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지난 6월 기록한 142억7000만달러다. 월간 연속 흑자 기록은 29개월로 늘며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길어졌다.



항목별로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42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역대 9월 중 2017년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수출이 67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통관기준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선박(23.8%), 반도체(22.1%), 전기·전자제품(14.0%), 승용차(14.0%) 등 수출액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관세 타격으로 미국(-1.4%) 수출은 줄었지만, 동남아(21.9%)·유럽연합(EU·19.3%) 등에서 호조를 보였다.

이외 본원소득수지는 29억6000만달러 흑자를 거뒀고 서비스수지(-33억2000만달러), 이전소득수지(-4억2000만달러)는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827억7000만달러)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2015년 777억9000만달러를 10년 만에 약 50억달러 뛰어넘었다. 전년 같은 기간(672억3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약 23% 증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수출이 호황을 보였고, 비IT(정보기술) 품목 수출도 반등 기미를 보이며 경상수지 흑자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11∼12월에도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수준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간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지난 8월 역대 최대치인 1100억달러를 전망한 바 있다.

신 국장은 “반도체 호조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그동안 불확실했던 관세협상 우려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완화된 부분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호조세에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KCIF)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글로벌 IB 8개사가 제시한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평균 1.9%였다. 이는 한은이 지난 8월 제시한 전망치(1.6%)를 훌쩍 넘는 수치다.

 

씨티가 기존 1.6%에서 2.2%로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면서 평균치가 지난 9월 말(1.8%)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2.2% 성장을 전망했다. 노무라는 1.9%, UBS는 1.8%, 바클리와 HSBC는 1.7%로 보고 있다. IB들은 수출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호조를 보이며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0%로 지난달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IB 8곳 평균 전망치는 지난 5월 0.8%에서 6월 0.9%, 8월 1%로 올랐다. 수출 호조 및 정부의 재정부양책 등이 상향 요인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