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습격에 13명 사망… 日, 자위대·경찰 투입해 6063마리 포획

일본 정부가 곰의 습격으로 인명피해가 잇따르는 혼슈 북부 아키타(秋田)현에 자위대원을 투입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스즈키 겐타 아키타현 지사가 마을로 내려오는 곰을 지자체 행정력만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며 자위대 파견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7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마을 인근에 나타나는 곰을 소총으로 퇴치할 수 있도록 국가공안위원회 규칙을 전날 개정했다.

 

소총의 용도는 기존에 흉악 범죄 예방과 진압 등으로 한정됐으나, 일부 지역에서 외출이 어려울 정도로 곰이 자주 나타나자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경찰청은 곰 습격 사건이 다수 발생한 아키타현, 이와테현에 경찰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은 해당 지역 경찰과 팀을 꾸려 오는 13일부터 소총을 활용해 곰 퇴치를 실시한다.

마을까지 내려온 곰의 모습. 연합

팀은 지휘관, 사격수 2명, 지자체와 조율 업무 담당자 등 4명으로 구성된다. 경찰은 아키타현과 이와테현에서 각각 2개의 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아사히는 "파견되는 경찰은 본래 테러 대책을 임무로 하는 기동대 총기대책부대"라며 곰 특성을 학습하고 곰이 출몰했던 지역을 시찰한 이후 퇴치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의 곰 퇴치 활동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기대감을 나타내는 한편, 퇴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앞서 자위대도 아키타현 요청에 응해 이 지역에 대원을 투입했다.

 

다만 자위대는 총으로 곰을 퇴치하지 않고 대형 덫 설치, 포획된 곰 운반 등 지원 업무만 담당한다. 대원들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방패, 곰 퇴치용 스프레이, 길이 165㎝ 봉 등을 지참한다.

5일 일본 자위대가 아키타현 지역에서 곰 포획을 위한 곰 덫을 하역하고 있다. AP 연합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곰 습격으로 역대 최다인 13명이 사망했다.

 

올해 4∼9월 곰 출몰 건수는 2만792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반년간 출몰 건수는 작년 4월부터 1년간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이날도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 여관에 곰이 들어오는 일이 발생했다.

 

홋카이도, 혼슈 동북부 지자체는 전날 회의를 열어 곰 피해 대책에 필요한 재원 지원 등을 중앙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일부 택배회사는 홋카이도, 도호쿠 지방에서 근무하는 배달원들에게 곰 퇴치용 스프레이 배포를 시작했다.

 

하지만 곰의 주식인 너도밤나무 열매가 올해 대흉작이어서 마을에 출현하는 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에서 곰 퇴치와 관련해 "(주민) 생명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속도감 있게 필요한 대책을 차례로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