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기능 중지)이 사실상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연방 상원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한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전환하면서 첫 고비이자 가장 벽이 높았던 절차 표결이 가결됐다. 상·하원 통과 등 절차를 거치면 이르면 이번 주 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셧다운 40일째인 9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은 단기 지출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첫 단계인 절차표결을 진행해 정부 예산 법안에 대한 민주당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60대 40으로 종결시켰다. 상원 100석 중 공화당 53석으로, 절차표결 가결에 필요한 60표에 못 미쳤는데, 민주당 의원 일부가 합류하면서 가능해졌다.
법안은 상원과 하원 의결을 거쳐야 한다. 과반이면 돼 이변이 없으면 통과가 점쳐진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CNN은 하원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주 후반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원들에게 공지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민주당이 반대 당론을 내세우며 절차를 지연시킬 경우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셧다운 국면이 급반전된 것은 최근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 뉴욕시장 선거 등에서의 공화당 패배로 여론 악화를 의식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여러 양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도 셧다운 장기화로 전국 공항 운항 등 차질이 빚어지는 등 여론의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책임론이 불거졌고, 일부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입장을 바꿨다. 진 섀힌·매기 해선 뉴햄프셔 상원의원과 무소속인 앵거스 킹 메인 상원의원 등이 대표적으로,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재키 로즌 네바다 상원의원, 존 페터먼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팀 케인 버지니아 상원의원, 딕 더빈 일리노이 상원의원도 절차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경기 관람 후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셧다운 종료에 매우 가까이 다가선 것 같다”고 말했다. 합의안은 백악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는 CBS 인터뷰에서 이달 말까지 셧다운 사태가 지속할 경우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