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줄자 ‘조용한 확산’…캐나다, 30년 만에 ‘홍역 청정국’ 지위 상실

캐나다 백신접종 줄자 홍역 확산…30년 청정국 지위 상실
미국도 내년 1월까지 감염 차단 못하면 청정국 박탈

캐나다가 홍역 바이러스 유행을 억제하지 못해 27년 만에 ‘홍역 청정국’ 지위를 잃게 됐다. 인접국인 미국도 대규모 홍역 바이러스가 발생하며 2026년에 홍역 청정국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홍역. 게티이미지뱅크

10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30년간 ‘홍역 청정국’ 지위를 유지했던 캐나다가 지위를 상실했다고 발표했다. 12개월 연속으로 유행을 억제하지 못할 경우 이를 잃는다.

 

캐나다에서는 작년 10월부터 홍역이 유행했다. 이는 백신 접종이 줄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선 올해 10월 기준 5000건 이상의 홍역 사례가 보고됐으며 대부분 온타리오주와 앨버타주에서 발생했다. 지난 25년간 발생한 누적 확진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환자 대부분은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나왔다. 캐나다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캘거리를 포함하는 앨버타주 남부 지역은 작년 기준으로 2세 미만 아동의 홍역 예방 접종률이 68%에 불과하다. 캐나다인 면역학자인 던 보디쉬는 의사를 자주 볼 수 없는 환경, 자신의 예방접종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의 부재, 허위정보 확산 등을 예방 접종률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청정국 지위는 현재 유행 중인 홍역 바이러스의 확산을 최소 12개월간 억제할 때 회복된다.

 

미국은 지난 1월 텍사스주에서 홍역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유타주와 애리조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중심으로 올해 1681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홍역으로 2명의 아동을 포함해 3명이 숨졌다.

 

내년 1월까지 전염 확산을 막지 못하면 퇴치 국가 지위를 상실한다.

 

홍역은 공기 전파가 가능하고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으로 잠복기는 7~21일(평균 10~12일)이며 주된 증상은 발열,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다.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할 때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