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개의 녹색 공을 무대 위로 쏟아내거나 물 5톤으로 무대에 호수를 만들어내며 시각적 충격을 만들어내는 작품을 선보여 온 현대무용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이 새 작품 ‘해머’를 국내에 선보인다. 당대 가장 인기있는 안무가로 손꼽히는 에크만은 12일 서울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멋진 쇼를 정말 좋아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사랑한다. ‘좋은 엔터테인먼트’란 단순한 장르가 아니라, 말 그대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처럼 휴대폰 사용이 많고, 집중력이 점점 짧아지는 시대에 관객의 주의를 두 시간 동안 온전히 사로잡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 집중을 만들어내고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저는 큰 존경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초연된 ‘해머’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 에크만은 이번 작품에서도 관객을 놀라게 할 장면을 준비했다며 다채로운 반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라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싶고, 관객의 반응이 기대된다”며 “심지어 야유도 예술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행위가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반응을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6세에 무용수로 데뷔한 에크만은 21세에 스웨덴 유명 현대무용단인 쿨베리 발레단과 작업하며 안무가로 전향했다. 이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파리 오페라 발레단 등 유수의 무용단과 작업하며 형식을 파괴하고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리스 휴가에서 젊은 관광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는 ‘해머’에 대해 에크만은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에 시달리고 있고, 저 역시도 왜 계속 스마트폰을 들여다볼까 자문하기도 한다”며 “‘해머’는 시의성이 있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크만은 “‘해머’는 사람들의 굳어진 자아를 망치로 열고 서로를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서양은 개인주의가 발달한 문화고, 한국은 ‘우리’ 중심의 문화를 가진 나라이기에 두 문화를 비교하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14∼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