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만 웃었네”…소비쿠폰 한방에 무너진 ‘이곳’ 어디?

대형마트만 소외된 ‘민생회복 쿠폰’…“이마트·롯데마트 동반 부진, 구조적 위기 드러났다”

민생 회복을 위해 정부가 추진한 ‘소비쿠폰’ 정책이 오히려 대형마트의 실적 악화를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민생회복 쿠폰’은 소비를 살렸지만, 대형마트의 위기를 가속화한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연합뉴스

소비 진작이라는 정책 취지에도 불구하고, 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되면서 소비가 편의점·전통시장으로 쏠리는 ‘채널 편향’이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유통 대기업들은 이를 실감했다. 실제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비쿠폰 제외 ‘직격탄’…이마트 3분기 영업이익 7.6%↓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별도 기준(이마트·트레이더스 등 포함)으로 3분기 매출 4조5939억원, 영업이익 11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7.6% 줄어든 수치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할인점 부문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지난해(693억원)보다 21%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쿠폰 사용처 제외가 대형마트의 발길을 돌리게 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쿠폰이 편의점과 전통시장에 집중되면서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유통채널 간 ‘온도차’를 키웠다”며 “대형마트는 여전히 생활필수품 중심의 구매 채널이지만, 정책적 지원이 빠지자 고객 발길이 급속히 빠져나갔다”고 지적했다.

 

◆‘쿠폰+즉시성’ 결합된 소비 패턴 변화

 

쿠폰 효과는 단순한 할인 이상의 소비 전환을 이끌었다.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전통시장 중심의 ‘가까운 소비’와 ‘즉시 구매’ 트렌드가 강화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자리 잡은 ‘가성비+편의성’ 중심 소비 흐름과 맞물려 대형마트의 상대적 매력도를 떨어뜨렸다.

 

민생쿠폰이 서민 소비를 살렸다는 긍정적 평가는 가능하지만, 유통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 설계의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9월 중순 추석 연휴가 있었던 반면, 올해는 10월로 밀리면서 계절적 판매 효과도 사라진 점이 실적 악화를 가중시켰다.

 

반면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사상 첫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차별화된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총매출 1조4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상승했다.

 

트레이더스 선전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대용량·체험형 쇼핑에 높은 선호를 보이고 있음을 입증했다.

 

한 유통 전문가는 “트레이더스의 성장세는 오프라인의 생존 전략이 ‘가격’이 아니라 ‘경험’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형마트는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형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책·소비·산업 구조가 만든 ‘3중 압박’

 

이번 대형마트 부진은 단순한 분기 실적 하락이 아닌 유통 지형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쿠폰 정책 △온라인 소비 확산 △체험형 오프라인 선호가 맞물리며 기존 할인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특히 급성장한 쿠팡처럼 온라인몰을 통한 ‘쿠폰+배송’ 결합형 소비 채널이 급성장하면서 단순 방문형 마트의 경쟁력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예상된 조정’으로 본다.

 

이마트의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했지만, 할인점 부문 영업이익률 하락은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이 단기 소비엔 도움을 줬지만, 유통 채널별 불균형이라는 ‘그늘’을 남긴 점은 향후 정책 설계에 시사점을 던진다. 연합뉴스

트레이더스와 온라인 부문의 성장성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부진은 대형마트의 종말이 아닌 재편의 서막”이라며 “핵심은 오프라인의 기능을 ‘경험·커뮤니티·대용량 특화’로 전환할 수 있느냐”라고 전했다.

 

◆전문가들 “‘체험형·온라인 결합’이 생존 전략”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이 단기 소비엔 도움을 줬지만, 유통 채널별 불균형이라는 ‘그늘’을 남긴 점은 향후 정책 설계에 시사점을 던진다.

 

‘민생회복 쿠폰’은 소비를 살렸지만, 대형마트의 위기를 가속화한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정책과 시장의 균형이 무너진 순간, 산업 구조는 빠르게 재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