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의 중재로 극적으로 타결됐던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 협정이 보름 만에 위기에 빠졌다. 3일 전 지뢰 폭발 사건 재발 이후 양국간 긴장이 다시 확대된 가운데 국경 지역 총격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캄보디아 북서부 반띠어이미언쩨이주 쁘레이짠 지역의 국경지대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태국군이 전날 오후 3시50분쯤 먼저 사격을 했다면서 캄보디아 민간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행동은 인도주의 정신과 국경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로 한 최근 합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공격은 태국군이 대결을 선동할 목적으로 수일 동안 수많은 도발적인 행동을 펼친 후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캄보디아는 여전히 휴전 조건을 받아들이고 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태국은 교전의 책임이 캄보디아에 있다는 입장이다. 태국군 대변인인 윈타이 수바리 소장은 캄보디아군이 먼저 태국 쪽으로 총격을 가했다면서 태국군이 “엄폐하고 경고 사격을 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전이 벌어진 지역은 지난 9월 중순 철조망을 설치하려는 태국군 군인들과 이를 막으려는 캄보디아 시위대 200여명이 충돌해 수십 명이 부상을 입은 곳이다. 앞서 7월 하순에도 양국이 국경 지대에서 교전을 벌여 닷새 동안 최소 48명이 사망했다. 이후 두 나라는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 주재 하에 휴전협정을 체결하고 국경지대 중화기 철수·지뢰 제거 등 협정에 따른 조치를 이행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태국 동부 시사껫주 국경지대에서 지뢰가 폭발하며 태국군 군인 1명이 오른발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자 태국 정부가 휴전협정 이행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며 다시 긴장이 높아진 상태다. 태국 측이 캄보디아에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 가운데 오히려 캄보디아인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며 상황이 더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