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일 한때 147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원화 가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엔화 약세가 이어지며 환율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며 1480원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3원 오른 1469.0원에 출발했다. 지난 4월10일(147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개장과 함께 상승 추세를 보이다 오전 장중 한때 1475.4원까지 찍었다. 다만 이후 하락해 1465원대까지 내려간 뒤 다시 소폭 반등하며 1467.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간 종가 대비 2원 상승했다.
최근 환율 상승의 주요 이유는 해외투자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며 환율 하락을 막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김서재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통화 약세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며 엔화 환율 역시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엔화의 글로벌 지위가 원화와 다르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단순히 엔화 약세에 연동되고 있어 원화 약세가 괜찮다고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환율이 1480원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경우 개입할 의향이 있다”고 말해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문다운 연구원은 “환율이 한 번 레벨을 높인 이상 다음 유의미한 상단은 계엄 당시 진입했던 전고점 1480원”이라며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위험 분산)나 당국의 미세조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금값도 20여일 만에 4200달러선을 회복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전날 오후 7시40분(미 동부시간) 기준 온스당 4202.58달러로 1.83% 상승했다. 국제 금값이 4200달러선으로 올라선 건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이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도 2.1% 오른 온스당 4204.80달러를 나타냈다. 금값 상승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 해제가 영향을 미쳤다. 셧다운 해제를 위한 미국 연방하원의 법안 표결을 앞두고 미 국채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