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지연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발표… 왜 늦어졌나

“세부내용 정리, 문구 조율에 치열한 논쟁”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담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난 지 약 2주 만에 한·미 통상 및 안보 협의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가 발표됐다. 정상회담 후 곧바로 팩트시트가 나오지 않고 한·미 조율 과정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견이 분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는데 이 대통령은 협상 결과를 직접 발표하며 “아주 미세한 분야까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무역 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진 이유에 관해 질의가 나오자 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 입장은 이미 정상회의 때 대체적인 내용이 확정됐다”면서도 “(미국이) 실제적인 세부 문안 작성에 있어서는 매우 여러 가지 다른 의견을 제시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역시도 이게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글자 하나, 사안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고 그런 세부내용 정리(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주 에이펙 정상회담 당시 화기애애한 협상 분위기에 더해 당초 팩트시트도 2∼3일 안에 나올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점점 실무진 합의를 담은 팩트시트 발표가 늦어지면서 안보 분야, 특히 핵 추진 잠수함의 국내 도입 및 관련 문구를 놓고 미국 유관 부처에서 다른 입장을 가진 것 아니느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적인 발언과 달리 실무적으로는 합의에 어려운 점이 많을 수 있다는 추측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께서 대체로 짐작하시는 것처럼 우라늄 농축이나 핵 재처리 문제, 또 핵 추진 잠수함 문제에 대해서 미국 정부 내에서 약간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된다”며 관련 내용을 미국 정부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음을 시사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협상을 통해 핵 추진 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하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대하는 데도 미국 정부 지지를 확보했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