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다카이치 대만 발언에 日대사 초치…“극히 악질적”

중국 외교부가 유사시 대만 사태에 개입하겠다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발언에 항의하며 주중국 일본 대사를 초치했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쑨웨이둥 부부장이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엄정한 교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엄정한 교섭 제출은 중국이 외교 경로를 활용해 항의했다는 의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쑨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겨냥해 “극히 악질적이며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한 것”이라고 말했다. 쑨 부부장은 이어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심각하게 파괴했고 중국 인민의 감정을 심각하게 상처 입혔다”며 “14억 중국 인민은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쑨 부부장은 또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고 손대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이자 한계선”이라며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이고 대만 사무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고 밝혔다.

 

쑨 부부장은 올해가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라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에 역사적 책임을 직시하고 깊이 반성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모든 결과는 일본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자위권(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존립 위기 사태는 2015년 제정된 안보 관련 법에서 새롭게 도입한 개념으로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밀접한 관계의 국가가 공격받아 일본의 존립과 국민 생명이 위협받는 경우를 뜻한다.

 

이후 중국에서는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만약 일본이 감히 대만해협 정세에 무력으로 개입해 침략행위를 구성한다면 중국은 정면으로 거세게 공격할 것”이라면서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 불장난을 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가나스기 대사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반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가나스기 대사는 특히 ‘다카이치 총리의 목을 베겠다’고 한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의 엑스(X) 게시글을 두고 “매우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외교부가 베이징에서 일본 정부에 항의할 때는 아주사장(국장)이나 이론 대사관의 수석 공사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부부장이 대사를 소환하고 그 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