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전 경남 창녕 교동에서 발견된 칼에 새겨진 금빛 글자가 최신 과학 기술로 다시 드러났다. 오랜 논의 끝에 재판독한 글자가 무덤 주인을 밝힐 열쇠가 될지 주목된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창녕 교동 11호 무덤에서 출토된 상감명문대도(글자를 새긴 큰 칼·사진)를 재조사해 ‘상[부]선인귀상도(上[部]先人貴常刀)’ 총 7자로 재판독했다고 17일 밝혔다.
학계에선 창녕 교동 11호가 5세기 후반∼6세기 초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서 발굴된 명문대도, 즉 글자가 확인된 큰 칼은 전체 길이가 85㎝에 이른다.
1984년 유물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X선 촬영을 통해 글자 존재가 확인됐고, 이후 칼등에 홈을 내고 그 안에 금실을 박아 넣은 명문이 확인됐으나 칼에 새겨진 글자를 놓고, 국내 학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일부 글자는 비교적 판독이 쉬웠지만, 첫 번째 글자는 문맥을 고려해 추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사라진 획이 많아 아예 읽지 못하는 글자도 있었다.
‘선인(先人)’ 글자를 고구려의 관등으로 보고 칼의 주인과 고구려, 혹은 당대 역사를 연결 지으려는 분석도 있었다.
박물관은 X선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재구성하는 컴퓨터단층촬영(CT) 조사를 거쳐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글자를 추가로 분석해 재판독에 나섰다. 그 결과, 첫 번째 글자의 나머지 획을 찾아 ‘상(上)’으로 확정했고, 6번째 글자를 다시 조사해 ‘상(常)’ 자로 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삼국시대 표기법 등을 고려해 글자를 해석하면 ‘상부 소속 선인 귀상의 칼’로 볼 수 있다. 칼을 넘어 무덤 주인의 신분, 이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효수 학예연구사는 “판독에 대한 논란을 정리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문자 자료가 희박한 가야사 연구에 새로운 국면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