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한국의 10대 주력 업종 기업의 경쟁력이 5년 뒤에는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어제 한국경제인협회가 10대 업종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응답 기업(200곳)은 한국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2025년 현재 중국은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5개 업종 경쟁력이 적게는 102.4, 많게는 112.7로 한국을 앞질렀다. 중국 기업의 가파른 경쟁력 강화는 수년 전부터 진행된 일인데도, 우리는 이렇다 할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우려스럽다.
반도체, 조선 등 비교우위에 있는 5개 업종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5년 뒤면 이들 업종 기업의 경쟁력도 중국에 뒤처진다. 이미 추월당한 업종은 중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한다. 국가별 기업 경쟁력에서도 미·중이 우리보다 먼발치에서 앞서 나가는 반면 일본과의 격차는 더 좁혀질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이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니다.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은 물론 인공지능(AI), 로봇, 배터리 등 미래 산업까지 선점하는 ‘게임 체인저’가 된 지 오래다. 무엇보다 중국이 가격 경쟁력·생산성·정부 지원에서, 미국은 상품브랜드·전문인력·핵심기술에서 한국을 앞섰다는 대목에서는 말문이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