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규제에 美 유학생 신규등록 17% 감소… 대학 재정 ‘타격’

미국 대학에 이번 가을학기 새로 등록한 유학생 수가 크게 감소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학생비자 규제 정책에 따른 유학생 비자 취소, 비자 인터뷰 중단 등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국제교육원(IIE·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대학 825곳을 대상으로 2025~2026학년도 외국인 유학생 등록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하버드 대학교. AFP연합뉴스

조사 대상 대학의 57%가 신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이번 학기 미국 대학에 처음 등록한 유학생 수는 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등록 유학생 수는 1% 소폭 감소했는데, 학부 유학생은 2% 늘었으나 대학원 유학생이 12% 크게 감소했다. IIE는 ‘비자 취득 관련 우려’(96%), ‘여행 제한’(68%) 등이 주요 이유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기 출범 후 이민 심사 강화의 일환으로 대학의 국제학생 수를 제한했다. 미 국무부는 비자 심사 과정에서 신청자가 미국에 적대적인 성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계정 공개를 요구할 수 있는 조치도 취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비자가 취소됐으며, 신규 비자를 신청한 학생들도 심사가 지연돼 유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특히 인도 출신 유학생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IIE는 “많은 대학이 인도 출신 신규 유학생 감소를 보고했다”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인도 유학생의 감소가 전체 감소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교육자협회(NAFSA)의 추산에 따르면 2024~2025학년도 미국에서 공부한 국제 유학생 수는 약 120만 명이다. 이들은 2024년 기준 미국 경제에 약 550억달러(약 80조6000억원)를 기여했다고 미 경제분석국 자료는 밝혔다.

 

보통 유학생들은 대학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등록금 전액을 부담한다. 이는 학생 감소, 운영비 증가, 정부 지원 축소에 직면한 미국 대학들에 중요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앞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사립대인 드폴대학은 올 가을 유학생 등록이 전년 대비 30% 줄자 즉시 예산을 삭감했다.

 

로이터는 “많은 국제학생이 등록금 전액 납부자인 만큼 이들의 감소는 대학 재정에 실질적 타격을 주고 있다”며 “신입생 감소는 대학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연쇄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