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놓고 여야 간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등 여권 인사들이 잇달아 오 시장을 비판하고, 당 차원의 논평도 쏟아진다. 야당 국민의힘은 김 총리가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며 반발하는 등 반격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오 시장이 신속한 주택 정비사업을 지원하겠다며 내놓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오히려 주택 공급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핵심 승부처인 서울에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오 시장을 겨냥해 한강버스 사업, 종묘 앞 재개발 등을 문제 삼았던 여권이 서울시의 주택 정비사업으로 쟁점을 넓혀 전방위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속도 잃은 신통기획, 서울시 권한의 자치구 이양을 통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오 시장은 취임 후 신통기획을 앞세워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해왔지만, 실질적으로 착공에 들어간 곳은 224개 정비구역 중 단 두 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천준호 의원은 “신통기획은 추진력을 잃고 속도와 실효성에서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는 너무 많은 권한을 쥐고 있고, 그 권한을 처리할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례나 법령 개정을 통해 필요하면 한시적으로 (자치구 권한 이양을) 시행했다가, (추후) 다시 제도화하고 정착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지난 17일 광화문 광장에 조성될 ‘감사의 정원’ 공사현장을 찾아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이라며 조형물 모양을 비판한 데 이어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도 이날 “광화문 광장의 역사적 정체성과 시민의 공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결여된, 근본부터 잘못된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잇단 공세에 오 시장 방어에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리는 국정을 챙기기보다 본인 스스로 서울시장 수준이라는 걸 자인하고 다니는 것 같다”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부분이 다분히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을 지역구로 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총리의 노골적인 관권선거 개입을 규탄한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날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시가 한강버스 관련 여러 사고를 은폐했다고 주장한 것에 “천 의원이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유포한 데 대해 즉각적인 고소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