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계기로 18일(현지시간) 체결된 양국 간 양해각서(MOU)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의 대규모 협력 강화다. ‘원자력 신기술, AI 및 글로벌 시장 협력 파트너십 MOU’를 통해 차세대 발전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원전 AI 연계 기술 등 원전 분야 신산업 육성에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에 공동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의 초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중 미국 역외에서 진행되는 UAE 사업에 우리나라가 동참하기로 했다. 이날 MOU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방산 분야에서도 150억 달러 이상의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
한국과 UAE가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서명 및 교환한 MOU 문건 7건 중 5건은 AI와 연관돼 있다. ‘한·UAE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는 AI 투자와 AI 인프라 구축, AI 공급망 확장, AI 및 첨단기술의 채택 가속화, AI 연구개발 등의 분야에서 양국 간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위한 ‘워킹 그룹’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양국 원전 공기업들이 AI 기술을 적용한 원전으로 제3국 시장 공동 진출도 추진한다. 한국전력과 UAE원자력공사는 ‘원전 분야의 원자력 신기술·AI 및 글로벌 시장 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는 세계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인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를 골자로 하는 양국 간 협력을 발표했다.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에 최대 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하며 내년 첫 번째 200메가와트(MW)급 AI 클러스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초기 투자만 30조원 규모 이상이다.
정부는 아시아의 AI 수도를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가 치열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주요국들과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그 첫 단추로 UAE와 AI·에너지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함께 ‘피지컬 AI(로봇·자율주행차 등 실제 물리적 세계에서 움직이고 반응하는 AI) 기반의 항만·물류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테스트베드 항만으론 부산항과 아부다비 칼리파항이 선정됐다. 이외에도 ‘한·UAE 바이오헬스 분야 포괄적 협력에 관한 MOU’를 통해 AI 활용 의료제품 등 분야의 규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식재산 분야에서의 심화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개정에 관한 약정’을 통해 AI 기반 지식재산 행정 혁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방산 분야 성과도 기대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방위산업 분야에 있어 양국의 ‘완성형 가치사슬 협력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단순한 수출 구조를 벗어나 공동개발과 현지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아울러 한국의 국방 장비에 대한 UAE의 독자적 운용 능력을 한국 측에서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국 협업 강화를 토대로 제3국에 대한 방산 공동 수출을 추진하는 동시에 UAE 방산 수출 사업의 ‘파트너’로 한국 기업이 낙점받을 가능성을 키우겠다는 것이 강 실장의 설명이다.
또 이 대통령이 최근 UAE와의 공동 위성 개발 및 위성항법 인프라 구축 협력 등에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양국은 해당 분야의 교류 확대 방안을 담은 ‘우주협력에 관한 MOU’도 맺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부다비의 UAE 대통령궁에서 공식환영식을 통해 국빈의 예우를 받았다. UAE 측은 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지나가는 길 양쪽으로 태극기와 UAE 국기를 교차로 게양했고 기마병·낙타병 의장대 사열로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선보이는 UAE 전통 공연 ‘알 아이알라’도 열렸다. 대통령궁 위 상공에서는 태극기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 연기를 뿜으며 곡예비행을 펼쳤고 최고 수준의 의전인 21발의 예포 발사도 이뤄졌다.
환영식 이후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확대회담 및 단독회담을 총 약 57분에 걸쳐 진행했다. 회담 이후에는 국빈 오찬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