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재우(24)씨는 지난해 2월 간암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장기 절반가량을 이식했다. 이후 직장에 나갈 정도로 빠르게 회복한 아버지와 달리 김씨는 원인 모를 후유증을 겪고 있다. 반복되는 쇼크 증세로 장기간 병원 신세를 졌고, 폐에 배액관을 삽입한 채 치료받아야 했다. 비록 몸에는 커다란 흉터가 남고 완치되지도 못했지만 가족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김씨는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며, 부득이하게 미룬 학업을 성실히 이어가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묵묵히 효를 다하는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7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로 김씨와 가천대 4학년 이지원(23)씨를 각각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가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이씨의 아버지는 파킨슨병을 앓고, 어머니 역시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다. 이씨는 점차 거동이 힘들어지고 있는 아버지의 머리감기와 배변 처리 등 3년간 대부분의 간병을 도맡았다. 그러다 최근 안전상의 문제로 요양원에 모신 뒤에도 꾸준히 발걸음하며 병세를 살피고 있다. 항암치료 중인 어머니와는 의료기관을 같이 오가며 약을 챙기면서 집안일도 본인 몫으로 묵묵히 해 나간다. 부모님의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주위에서 칭찬하는 당찬 효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