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공개된 피고인석 김건희… 침대형 휠체어에 기댄 채 재판

법원, 서증조사 전까지 중계 허가

긴머리·뿔테 안경에 정장 차림
오후 재판선 건강 문제 호소도

‘양평 특혜 의혹’ 오빠는 구속심사
“尹부부 관계로 편견 갖지 말아야”

尹, 한덕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언론 등 병력 투입 김용현 지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두 달여 만에 다시 공개됐다. 김씨의 친오빠 진우씨와 윤 전 대통령도 각각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재판 증언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와 전 영부인의 오빠까지 한날 한 법원에 모이는 상황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19일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재판의 촬영 중계를 일부 허가했다. 재판부는 서증조사(법원에 제출된 조서 등 서면 증거를 제시하고 확인하는 절차) 전까지만 중계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특별검사법 개정으로 재판 중계 조항이 신설된 이래 김건희 특검팀(특검 민중기)이 재판 중계를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재판부는 김씨의 첫 공판기일이 열린 지난 9월24일 중계를 일부 허가해 김씨가 입정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머리를 풀고 검은 정장 차림에 검정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김씨는 교도관과 함께 입정했다. 김씨는 재판 내내 대체로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오후 재판에선 김씨 측이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김씨는 침대형 휠체어에 기댄 채 서증조사를 들었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의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처음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17일 자필로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이날 오전 재판부가 증인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구인영장 집행을 강행하겠다고 경고하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한 전 총리와 다른 참석자들은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묻는 특검팀 질문에 “당시 총리께서는 제 이야기를 듣고 재고를 요청하신 적이 있다”고 했다. 또 계엄 선포 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꽃, 민주당사, 언론사에 병력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하자, 민간기관에 군 병력을 투입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오른쪽 두 번째)의 재판 중계를 19일 처음으로 허용하면서 언론사 법정 촬영 허가 두 달 만에 김씨가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다시 공개됐다. 사진은 김씨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재판에서 검은 정장을 입고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법정 중계 영상 캡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증인선서까지 거부하자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 전 장관 측 변호사에 대해 법정 소란 행위를 이유로 감치(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을 유치장이나 교도소에 가두는 일) 재판을 열기로 했다.

구속 기로에 선 진우씨는 이날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14일 진우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과 업무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당 의혹은 김씨의 가족 회사 ESI&D가 2011∼2016년까지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심사에서 진우씨가 개발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입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씨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받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대신 맡아두고,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당선 축하 카드와 경찰 인사 문건 등을 없앤 정황을 언급하며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진우씨는 서류가 허위가 아니었고, 사업 규모를 고려했을 때 개발부담금 액수가 적지 않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이 전 위원장이 누군지 몰랐다’, ‘당선 축하 카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찢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자신의 관계 때문에 편견을 갖지 말고 사안을 정확히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