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두 달여 만에 다시 공개됐다. 김씨의 친오빠 진우씨와 윤 전 대통령도 각각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 재판 증언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와 전 영부인의 오빠까지 한날 한 법원에 모이는 상황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19일 김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재판의 촬영 중계를 일부 허가했다. 재판부는 서증조사(법원에 제출된 조서 등 서면 증거를 제시하고 확인하는 절차) 전까지만 중계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특별검사법 개정으로 재판 중계 조항이 신설된 이래 김건희 특검팀(특검 민중기)이 재판 중계를 신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재판부는 김씨의 첫 공판기일이 열린 지난 9월24일 중계를 일부 허가해 김씨가 입정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증인선서까지 거부하자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김 전 장관 측 변호사에 대해 법정 소란 행위를 이유로 감치(법정의 존엄과 질서를 어지럽힌 사람을 유치장이나 교도소에 가두는 일) 재판을 열기로 했다.
구속 기로에 선 진우씨는 이날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14일 진우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과 업무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당 의혹은 김씨의 가족 회사 ESI&D가 2011∼2016년까지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심사에서 진우씨가 개발부담금을 낮추기 위해 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입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씨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받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대신 맡아두고,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당선 축하 카드와 경찰 인사 문건 등을 없앤 정황을 언급하며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진우씨는 서류가 허위가 아니었고, 사업 규모를 고려했을 때 개발부담금 액수가 적지 않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이 전 위원장이 누군지 몰랐다’, ‘당선 축하 카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찢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자신의 관계 때문에 편견을 갖지 말고 사안을 정확히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