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 불법 도살·번식 등 많은 문제를 낳았던 사육곰 산업이 마침내 막을 내린다. 2024년 1월 개정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6년 1월부터는 곰 사육과 웅담 채취가 전면 금지된다. 그러나 지금 농장에 갇혀 있는 곰 240여마리의 남은 생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최근 전남 구례에서 첫 사육곰 보호시설이 문을 열었고 충남 서천에도 보호시설이 지어지고 있지만, 두 곳을 합쳐도 수용할 수 있는 곰은 120마리 남짓이다. 곰들 중 절반은 여전히 갈 곳이 없다. 농가로부터 곰을 매입하고 보호할 예산안도 마련되지 않았다. 40년 동안 웅담 산업을 사실상 조장한 국가가 정작 산업을 끝내는 비용에 있어서는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그사이 남아 있는 곰들은 더 방치되고 상태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베트남의 경우 곰 산업을 종식하는 과정에서 ‘이후’를 분명히 설계했다. 베트남 정부는 2017년 국제단체 애니멀스 아시아와 합의해 모든 사육곰들을 2026년까지 생추어리(보호시설)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국립공원 내 부지를 제공하며 정부가 구조·이송을 지원하고 단체가 전문성을 가지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최근 박마 생추어리는 12헥타르(약 3만6000평) 규모로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며, 자연보전·교육센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까지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