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잡는다” 더 가까이…김치우동·꼬치구이 원조 맛집이 외쳤다

외식 브랜드 ‘투다리’의 이미지 쇄신 속도
1987년 탄생으로 40주년 앞두고 있어
‘K-푸드’ 앞세워 세계화 전략도
지난 21일 기자가 찾은 경기도 부천의 한 투다리 매장에서 주문한 대표 메뉴 김치우동. 보기만 해도 얼큰함이 느껴진다. 김동환 기자

 

창업주 고(故) 김진학 회장이 일본의 꼬치구이집에서 영감을 얻어 1987년 탄생시킨 외식 브랜드 ‘투다리’는 오랫동안 직장인들의 퇴근길을 지켜온 대표적인 대중주점이었다. 낮게 깔린 조명, 손때 묻은 빨간 테이블, 삼삼오오 모여 앉던 단골 손님까지 많은 이들에게 투다리는 ‘동네 어른들의 술상’으로 각인돼 왔다. 그랬던 투다리가 조용하지만 대대적으로 이미지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찾은 충남 서산공장에서 진행한 비전 발표회에서 경영진은 ‘젊어지는 투다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공개했다. 이곳은 투다리의 핵심이자 브랜드 품질을 떠받친다. 하루에 1만5000~2만5000개의 꼬치와 어묵류를 생산하는 1공장, 레토르트·캔류를 담당하는 2공장, 김치·우거지 등 부재료를 생산하는 3공장이 기능별로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박재필 서산공장 총괄 상무는 “맛의 표준화를 위해 1989년 전용 공장을 세웠고, 그 덕분에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품질 이슈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을 진행한 이문규 체인사업본부 총괄 이사는 공장 견학 영상을 소개하며 “오늘날 투다리는 종합식품 제조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만드는 힘의 가치를 믿고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투다리 맛의 일관성’을 핵심 가치로 꼽은 그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마켓컬리에 김치우동과 알탕이 입점한 사례를 언급하며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문규 투다리 체인사업본부 총괄 이사가 지난 19일 충남 서산공장에서 비전 발표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투다리가 풀어야 했던 숙제는 오래된 이미지였다.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 동네 투다리는 여전히 90년대처럼 생겼다’고 말해온 탓이다. 이 이사는 오래된 매장이 익숙함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낡았다’는 인식을 강화할 위험도 있어 개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 투다리는 2020년 무렵부터 과감한 리뉴얼 작업에 착수했다.

 

전국 250개 매장에서 적용 중인 ‘투다리 10기 인테리어’는 브랜드 상징색이던 강렬한 빨간색을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우드톤과 간접조명으로 전체 분위기를 정돈했다. 테이블 크기와 좌석 배치를 확대해 기존 9~10평 중심의 소형 점포에서 20~40평대 중대형 매장도 등장했다. 매장 규모가 커지면서 이전보다 5~6배 높은 매출이 나오는 경우도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고객층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30·40대가 주 이용층이었지만 최근에는 20대 비중이 상승하는 추세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는 인테리어와 신메뉴 사진, 개그우먼 이수지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면서 ‘투다리가 다시 보인다’는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이 이사는 “가맹점주 연령대도 확실히 낮아졌다”며 “이수지 모델을 보고 친근한 분위기를 확인했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투다리의 충남 서산공장에서 개그우먼 이수지씨의 광고 래핑이 된 물류 차량이 보이고 있다. 김동환 기자

 

투다리는 사진을 남기고 싶은 공간과 공유하고 싶은 메뉴 등 MZ세대의 소비 패턴에 맞춘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이 이사는 “맛은 기본 세팅값”이라고 전제하며, 이제는 “찍고 싶고 올리고 싶은지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신메뉴 개발 역시 플레이팅과 비주얼 요소를 중심으로 기획하며, 1980년대 레트로 감성을 활용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점포 시스템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서 투다리는 친절과 위생 관리 역시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점포 환경 정비와 리모델링을 지원하며, 점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사·지사·점주가 각각 비용의 30%씩을 분담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이는 장기 운영 매장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는 평가다.

 

지난 21일 기자가 찾은 경기도 부천의 한 투다리 매장에서 주문한 대표 메뉴 모듬 꼬치구이. 다양한 꼬치구이가 하나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김동환 기자

 

또 다른 흐름은 해외 확장이다. 중국에서 ‘토대력’ 브랜드를 30년간 운영하고 있고, 태국 쇼핑몰 내에서는 ‘투다리 익스프레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진출도 확정됐다. 김치우동·떡볶이·어묵탕 등 K-푸드 메뉴를 앞세워 현지화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투다리는 현재 1300개인 국내 점포수도 2030년까지 1600개로 늘릴 예정이다.

 

새로운 매장의 핵심은 단순한 ‘리뉴얼’이 아니다. 투다리는 브랜드가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젊은 감각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 조명과 테이블 간격, 요리 플레이팅, 메뉴판 디자인 등 세부 요소까지 ‘예전 투다리’와는 다른 결로 변화하고 있다. 오랜 시간 ‘어른들의 공간’으로 기억돼 온 투다리가 MZ세대의 시선 앞에 다시 선 지금,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 변신을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