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어제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면서 여권을 성토하는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과 여권의 사법부 압박 등을 규탄하며 여론 결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는 황교안 전 총리 체포 직후 “우리가 황교안”이라며 강성 지지층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는 소수 야당이지만, 그럴수록 국회 안에서 여권의 정책과 법안이 국익과 민생에 부합하는지를 집요하게 따져야 한다. 내년 예산안 심의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장외로 뛰쳐나간 야당에 박수를 보낼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선포 1년이 다 돼가도록 윤석열 전 대통령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당해 내란 혐의 재판을 받고 있다. 당내에도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장 대표는 ‘집토끼’만 지키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사이에 중도층은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조사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한 달 전 조사보다 3%포인트 늘고, ‘야당이 더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1%포인트 줄었다. 국민의힘 행태가 중도층 민심과 충돌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권의 실점이 국민의힘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성찰해보기 바란다. 하루라도 빨리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당을 쇄신해야 미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