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위가 소소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쟁점 예산에 대한 막판 조율에 돌입한다. 심사 대상은 여야가 이견을 보이며 보류했던 예산으로, 약 200개에 달한다. 예결위는 ‘파행만은 막겠다’는 취지로 심사를 보류했다는 입장이지만, 정부 핵심 사업들이 줄줄이 밀실 심사로 넘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예결위는 지난 21일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마쳤다. 예결위는 감액 심사에서 1211억원을 감액하고 196억원을 증액해, 총 1015억원 순감했다.
24일부터는 예결위 소소위를 통해 예산소위에서 합의하지 못한 사업 관련 심사를 시작한다. 소소위는 한병도 예결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민주당 이소영 의원,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이 참여하는 비공식 논의 창구다. 약 200개의 사업이 법적 근거가 없고 회의 속기록도 남지 않는 밀실 심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與野 “충분한 토론 위한 조치”
예결위는 예산 보류가 법정 기한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예산에 대해서 며칠간 토론을 해도 합의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 예산을 보류하지 않으면 다른 예산은 심사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예결위 여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단독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파행하고 나가버리면 다른 예산은 아예 토론할 수가 없게 된다”며 “최대한 토론하기 위해 심사를 보류했다”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일회성 예산을 받아줄 순 없는데, 의견을 접근시키려면 대화를 오래 해야 한다”며 “소소위에서 지도부와 협의해 결판을 내게 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소위에서도 여야는 입장을 굽히지 않을 태세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정상적으로 토론했고 심의도 충분히 했는데, 야당이 협상을 거부한다면 원칙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정부의 불공정한 예산 심의 행태를 바로잡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심의를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