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란 듯… 남아공 ‘G20 선언문’ 조기 채택 [G20 정상회의]

美 참석 보이콧 상황서 첫날 전격 단행
2028년 韓 G20 정상회의 개최 명문화도
李, 포용성장·공정미래 실현 방향성 제시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22일(현지시간) ‘G20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선언’이 이례적으로 조기 채택됐다. 통상 폐막 직전 채택하던 관례와 달리, 미국이 정상선언 채택에 반대하며 회의를 보이콧한 상황에서 남아공이 이를 정면 돌파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회의장인 요하네스버그 나스렉엑스포센터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회의를 시작하는 시점에 컨센서스로 정상선언이 채택됐다”며 “일반적으로 선언문은 회의 마지막에 채택되지만 정상선언을 첫 번째 의제로 삼아 먼저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함께 한 G20 정상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2026년 미국 의장국하에서 협력하고 2027년 영국, 2028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며 2028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공표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1세션에서 “지금 전 세계가 저성장·불균형 등 복합적인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격차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회의 문을 넓혀 함께 잘 사는 길로 가야 한다”고 포용성장을 위한 3대 제안을 했다. 이 대통령은 △지속성장을 위한 경제 체질 근본 변화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예측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조성 △개발도상국 성장을 위한 개발협력 효과 강화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열린 3세션에서는 회의 주제인 ‘모두를 위한 공정한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세 가지 방향성으로 인공지능(AI) 혁신, 핵심광물 공급망 회복력 강화, 포용적인 기회 창출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AI for Africa’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을 환영하며 “대한민국도 모든 인류가 AI의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광물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은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의장국으로서 광물 공급국과 수요국의 필요에 맞는 호혜적인 광물 협력사업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가나와 탄자니아, 르완다 등에서 이뤄진 우리나라의 지원 사례를 언급하며 “앞으로도 아프리카 내 여성과 청년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 공식일정 외에도 프랑스·독일 정상과의 양자회담 및 인도·브라질 정상과의 회동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3세션 참석을 끝으로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동포 간담회에 참석한 뒤 이번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