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인식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행사에서 20∼30대 남녀 시민들이 여고·여대 존치와 병역 문제를 놓고 맞부딪쳤다.
성평등가족부는 21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제3차 성 평등 토크 콘서트 ‘소다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여성 12명, 남성 7명으로 총 19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연령별로는 20대 6명, 30대 13명이다.
토론 초반 여고·여대 존치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열기를 높였다. 여고·여대 설립의 취지가 현재 상황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과 구조적 성차별이 아직 만연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립했다.
성평등부가 토론 주제로 제안한 병역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남성들의 애로가 터져 나오기도 했고, 동시에 ‘병역 문제는 성 평등과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30대 남성 김모씨는 ‘남성에게만 병역의 의무가 있는 한 구조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도 장기적으로 병역의 의무를 져야 한다”며 “기초군사훈련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김모씨는 ‘병역 때문에 남성 군 가산점 제도가 생겼고, 그 때문에 면제자가 오히려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 가산점제를 둘러싼 대립이 있는데, 그 대립에 끼지도 못하는 게 면제자”라며 “여성들은 (남성이 면제 통보를 기다리는 동안) 취업을 할 수 있지만, 면제자는 시간이 붕 뜨게 되고, 그런 면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석씨는 성 평등 토크 콘서트에서 병역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역의 의무는 남성만 있는데 ‘남자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 ‘좀 챙겨달라’는 취지로 느껴진다”며 “군대에 관한 불만을 여성을 향해 말하는 게 이치에 안 맞는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30대 여성 오모씨도 “병역 문제를 성차별과 연관 지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그는 “여성들이 ‘남성만 군대 가야 한다’고 한 건 아니고, 국가 전략적 차원 아니냐”며 “여성이 군 복무를 할 필요성은 인구수 감소 등 국가 전략 관점에서 따져야지 ‘여성도 가라’는 보복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