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농촌의 형제가 K팝 그룹 ‘빅뱅’을 흉내내며 진행한 라이브 방송이 화제다. 남서부 윈난성 자오퉁시에 사는 다섯 형제가 그 주인공이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뱅산카라카(Bengshan Kalaka)’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의상과 헤어스타일, 무대 퍼포먼스까지 빅뱅을 연상시키며 ‘판타스틱 베이비’와 ‘이프 유(If You)’ 등 빅뱅의 히트곡을 한국어로 소화하며 재현하는 영상을 올리는데, 1시간짜리 라이브 방송에 3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몰리고 있다.
이들의 방송 무대는 농촌의 일상적인 소품으로 꾸며진다. 고추 꼬치와 전기 삼륜차, 옥수수대를 태운 스모크 효과 등을 활용하며 투박하지만 독창적인 연출을 선보인다. 가끔 닭·오리·거위가 난입하고 배설물을 치우기 위해 잠시 공연을 멈추기도 하는데, 이런 소박한 장면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형제 중 장남 관헝은 5년 전 아버지가 사고로 사망하면서 가장이 됐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발사와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동생들을 부양했다. 다른 형제들도 여동생의 학업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형제들은 음악을 꿈꿨다. 관헝은 과거 바에서 공연한 경험을 바탕으로 형제들에게 그룹 결성을 제안했다. 그리고 메이크업, 편곡, 한국어까지 독학하며 그룹 내 ‘지드래곤’ 역할을 맡았다. 둘째 형은 중저음 랩을 담당하며, 나머지 형제들은 춤과 퍼포먼스에 집중해 팀의 균형을 맞췄다.
이들 형제는 방송이 끝나면 어머니를 도와 다시 농사일을 한다. 시청자들은 “빅뱅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중국 농촌 특유의 정서를 더했다”, “형제들이 여동생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 특히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현재 뱅산카라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220만명을 확보했지만, 아직 엔터테인먼트사와는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