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관련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업체 대표가 2심에서 1심보다 17년이 감형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승한)는 25일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년에 벌금 1465억여원을 선고했다. 추징금 1815억여원도 명령했다. 라씨는 지난 7월 구속만기를 앞두고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2심 재판을 받아왔으나, 이날 재판부가 법정 구속을 명령하며 다시 구속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라씨의 측근 변모씨와 안모씨는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다.
라씨 일당은 2019년 5월∼2023년 4월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팔아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운 뒤 대량으로 팔아치워 7300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불법 투자자문업체를 차려 고객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통해 대리투자 후 수익을 정산해주는 방식으로 1944억여원의 부당이득을 편취한 혐의도 있다.
지난 2월 1심은 라씨의 시세조종 일부 혐의와 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 가장 및 은닉, 조세포탈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5년과 벌금 1465억여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944억여원을 명령했다.
2심은 1심이 유죄로 인정한 ‘이익액 불상의 시세조종’ 혐의 중 약 3분의 2가 무죄라고 판단했다. 1심이 인정한 이익액 불상 시세조종 횟수는 3만801회인 반면, 2심은 1만897회만 인정한 것이다.
2심은 범죄 수익 가장 및 은닉 부분에 대해서도 1심이 인정한 금액보다 약 114억원이 줄어든 금액만 범행이 인정된다고 봤다.
2심은 “피고인들의 시세조종 범행으로 인한 주가의 왜곡 저도, 매매에 유인된 일반 투자자의 규모가 막대한 것으로 보이고, 범행으로 인해 장기간에 걸쳐 큰 폭으로 부양된 주가가 한순간에 폭락하면서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했고, 이는 피고인 라덕연의 조세포탈로 귀결됐다”며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고 향유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들이 주가 폭락을 예견하지 못했음은 물론, 주가 폭락을 피고인들이 직접적으로 유발하지 않았음은 분명해 보인다”며 “주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나 이 사건 시세조종으로 인한 이익이 결국 누구에게 귀속됐는지는 현재까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았고, 충분한 정도로 수사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대규모 투자사기 사건 등과 달리 피고인들이 일임투자자들에 대하여 기망을 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고 일임투자로 큰 손실을 본 투자 자들도 투자금을 편취당했다고는 주장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손실을 입은 여러 투자자들이 피고인들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바, 이러한 사안의 특수성 또한 양형을 정함에 있어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라씨에 대해서는 “자신의 죄책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2023년 4월 24일자 주가 폭락 사태로 인해 사실상 모두 상실한 것으로 보이고 막대한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나름대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참작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