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 임원 증가율이 직원 증가율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 등 일부 업종에서는 직원 수가 줄었는데 임원만 늘어나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2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비교 가능한 331개 기업 대상으로 5년간(2020년 1분기∼2025년 반기) 직원·임원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다. 이들 기업의 직원 수는 121만9586명에서 125만3474명으로 5년 새 3만3888명(2.8%) 늘었다. 임원 수는 같은 기간 1만2688명에서 1만3873명으로 1185명(9.3%) 늘었다. 임원이 직원보다 3.72배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이로 인해 직원 100명당 임원 비율도 1.04%에서 1.11%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가장 격차가 심한 곳은 은행·보험 등 금융 업종이었다. 은행권은 조사 대상 12곳의 직원 수가 9만2889명에서 8만3907명으로 8982명(9.7%) 감소한 반면, 임원은 293명에서 327명으로 34명(11.6%) 증가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직원이 56.3% 감소한 사이 임원은 17.6% 증가해 격차가 가장 컸다. 보험업도 비슷했다. 전체 직원 수는 4만4847명에서 4만2103명으로 2744명(6.1%) 줄었는데, 임원 수는 671명에서 734명으로 63명(9.4%) 늘었다. 기업별로는 교보생명이 직원 7.7% 감소, 임원 53.7% 증가했으며, 롯데손해보험도 직원 1.8% 감소, 임원 52.4% 증가로 큰 차이를 보였다.
리더스인덱스는 “최근 임원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감지되지만, 기업들의 공채 폐지와 경기 침체에 따른 채용 축소 여파로 직원보다 임원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