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 170여명서 10억원대 곗돈 사기…40대 항소심도 징역 3년

같은 농아인들을 대상으로 10억원대 곗돈 사기를 저지른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2부는 25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 1심에서 각각 선고된 징역 3년6개월과 징역 1개월 판결 등 두 건을 병합해 형량을 정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다른 공범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계를 주도적으로 기획·개설했고, 수기 및 전산 장부를 직접 보관하면서 사무실 임대료도 전액 부담하는 등 실질적 운영을 모두 주도했다”며 “일부 피해자들이 사후에 피해금을 돌려받았다 해도 사기죄 성립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 조사 결과 농아인인 최씨는 2020년 2∼5월 같은 농아인들의 모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돌려막기 구조인 ‘천계’를 개설했다. 그는 가입금의 2∼3배를 당첨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속여 피해자 171명으로부터 총 10억885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1심에서 62명, 항소심에서 12명 등 총 74명의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