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자식 11월10일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한 길 가고자 합니다.’ ‘어젯밤 23시 아버지께서 급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장 위치입니다.’
이렇게 청첩장·부고장·과태료 고지서로 꾸민 문자메시지를 보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사기) 수법으로 120억원 상당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지인이 보낸 문자메시지더라도 인터넷 주소(URL) 링크가 포함된 경우 절대 접속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국내 최대 규모 스미싱 조직의 국내 총책인 중국 국적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다른 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중국 상하이에 거점을 두고 범행을 지시한 해외 총책 2명은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했다.
경찰은 피해자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이 80%를 넘는 수준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기기 보안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다수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피해자 중에는 한 명이 4억5000만원을 빼앗긴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번 검거로 대형 스미싱 조직을 와해시켰으며 전국 수사관서에서 미제로 남겨진 사건 900여건이 이 조직 범행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15대의 휴대전화 공기계와 범행에 이용한 위조 신분증, 범죄수익금 현금 4500만원도 압수했다.
제도 개선 외 개인이 범행 피해를 피하기 위해선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URL 링크 접속은 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공식 앱스토어를 통해 검증된 앱만 설치해야 한다”며 “지인의 문자메시지라도 전화를 통해 먼저 확인하는 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