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나선 오너 3~4세… ‘책임경영’ 강화

재계, 전면 배치로 ‘세대 교체’

롯데 신유열 바이오로직스 대표로
GS그룹 허용수·허세홍 사장 승진
HDC, 정몽규 차남 상무보 임명
불확실성 속 미래성장 강력 의지

재계에서 오너가 3·4세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는 세대교체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심화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을 ‘오너 책임 경영’ 강화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26일 임원 인사를 단행한 롯데, GS, HDC그룹에선 위기 극복을 위해 오너가에 강력한 책임을 부여하는 흐름이 읽힌다.

신유열, 허용수, 허세홍.

롯데그룹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오너가 3세 신유열(39) 부사장을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에 내정했다.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서 그룹 전체의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 전략을 이끌어왔는데, 이번 인사로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함께 그룹의 주요 신사업인 바이오사업을 공동 지휘하게 됐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뒤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상무보로 임원진에 합류했다. 이어 2023년 상무, 지난해 전무, 올해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하며 빠르게 경영 일선으로 배치됐다. 롯데는 “신 부사장은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책을 맡아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경영 기조 속에 그룹 구조조정에 나선 롯데는 지난해 21명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데 이어 올해도 20명의 CEO를 갈아치우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2년 새 전체 CEO의 3분의 2가 바뀐 것이다.

 

롯데는 이번 인사로 부회장단 전원이 일선에서 물러났고, 업계 역대 최연소 CEO를 탄생시켰다. 롯데백화점 대표에 승진 발탁한 정현석 아울렛사업본부장은 1975년생으로, 직전 정준호 대표보다 10년 이상 젊어졌다.

 

GS그룹은 오너가 3·4세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을 승진시키고 3인 부회장 체제를 가동한다. 허용수 부회장은 고 허완구 승산 회장의 아들이고, 허세홍 부회장은 GS칼텍스 회장을 지낸 허동수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승진한 홍순기 ㈜GS 부회장과 함께 3인 부회장 체제를 구축하고 허태수 회장 중심의 미래 성장 혁신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GS글로벌의 기획·신사업본부장을 맡았던 허철홍 부사장이 GS엔텍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점도 눈에 띈다. 1979년생인 허 부사장은 허창수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허태수 현 회장의 형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이다. 아울러 허진수 GS칼텍스 고문의 아들 허진홍 GS건설 상무는 부사장으로, 허명수 GS건설 고문의 아들 허태홍 GS퓨처스 상무는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HDC그룹은 이날 정몽규 회장의 차남을 상무보로 임명하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1994년생인 정 회장의 차남 정원선 상무보는 승진과 함께 HDC현대산업개발의 DXT실장으로 임명됐다.

 

HDC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 9명 중 5명을 3040세대로 발탁하는 등 ‘젊은 피’ 수혈로 신사업 추진 동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