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옥 전 행정관 “‘건진 심부름으로 해달라’ 김건희 요구에 허위 진술”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김씨의 부탁을 받고 검찰 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유 전 행정관은 앞서 김씨에게 샤넬 가방을 전달한 적 없고,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심부름을 들어줬을 뿐 김씨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26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씨의 속행공판을 열고 유 전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행정관은 김씨가 전씨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2개를 다른 가방 3개와 구두로 샤넬 매장에서 직접 교환한 인물이다.

 

유 전 행정관은 서울남부지검과 특검 조사를 받기 전 어떻게 진술할 것인지 김씨와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부인이 ‘혹시 가서 건진한테 심부름해서 해준 거로 하면 안 되겠니’하고 부탁했다”며 “그때는 (김씨가 이미 건진에게) 돌려줬다고 했고, 돌려줬다고 하니까 제 입장에서는 큰 죄가 될까 하는 생각으로 남부지검에서 진술했다”고 말했다. 유 전 행정관은 “잘못된 진술을 한 것은 맞고 그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저도 부탁을 받고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행정관은 전씨로부터 선물을 전달받은 경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2022년 7월 전씨의 처남으로부터 ‘카트를 가지고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김씨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서 만나 물건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유 전 행정관은 “카트를 갖고 나갔더니 그분이 보자기에 싸인 물건과 쇼핑백을 실어줬다”면서도 당시에는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또 김씨 요청으로 샤넬 매장을 찾아 가방을 교환한 과정을 설명하며 “뭐로 바꿀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매장에서) 가방이면 가방 같은 식으로 같은 품목밖에 안 된다고 그랬다”며 “가방을 이것저것 찍어서 영부인에게 직접 보냈던 것 같다. (김씨가) 텔레그램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 전 행정관은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는 자신이 전달한 적 없고, 김씨가 직접 전씨에게 전달받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김씨 측도 지난 5일 전씨로부터 샤넬 가방 2개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으나 그라프 목걸이는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씨는 2022년 4~7월 전씨를 통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각각 800만원, 1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2개와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 목걸이 등 금품과 함께 교단 현안을 청탁받은 혐의 등으로 8월29일 구속기소됐다.